일상/기타

[2021.08.31] Beyond Van Gogh

Silverbowl 2021. 9. 13. 04:59

최근 디트로이트 TCF Center에서 'Beyond Van Gogh' 전시회가 있다고 해서 다녀왔다. 미술에 관심이 별로 없어서 전시하는 걸 알면서도 갈 생각을 안 했었는데, 지인이 다녀와서 한 번 가보라고 추천을 해줬다. 실제 반 고흐 작품이 있는 것은 아니고, 한 시간 정도면 다 볼 수 있으니 가벼운 마음으로 예약을 했다. 평일 $32.99 주말 $42.99 길래 평일에 가기로 결정. 결제할 때 보니 Ticketing fee $6이 포함되어 결국 $38.99였다.

 

TCF 센터 주차장에 주차(도시의 주차비 $15 ㅜㅜ)하고 센터로 들어가니 휑하다. 코로나19로 반 고흐 전시회 이외의 다른 이벤트가 없는 것 같았다. 텅 빈 것 같지만 레드카펫이 깔려 있는 Beyond Van Gogh 전시회였다.

 

입구에서 간단하게 미리 구매한 티켓 QR 코드를 확인하고 들어갔다. 입구부터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다. 그리고 반 고흐의 그림으로 추정되는 배경에 엄청난 많은 영어들.. 반 고흐의 일대기를 설명하고 있었다. 반 고흐에 대해 많이 아는 게 없어서 열심히 읽었다. 글이 있다면 열심히 읽는 게 인지상정.

 

반 고흐의 일대기를 읽으며, 설마 이게 끝은 아니겠지라는 생각을 했다 ㅋㅋ 그랬다면 추천하지 않았을 테니. 이 어두운 곳을 빠져나와 다음 세션으로 가자 또 다른 세계가 펼쳐졌다. 전시회장의 벽면과 바닥에 그림이 그려지고 있었다!

 

한참 보다보니 반 고흐의 작품을 이용해서 반 고흐의 일대기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. 영상 속에서 그려지는 그림과 음악이 어우러지면서, 단순히 미술 작품을 보거나 음악을 듣는 것과는 다른 감동이 있었다.

 

이렇게 한 곳만 바라보고 작품이 그려지는 걸 구경해도 재밌고, 전체적으로 그림이 어떻게 움직이고 바뀌는지 봐도 재밌다. 아무리 영상을 찍어도 실제 전시회에서의 느낌이 온전히 담기진 않는다. 처음 전시회장 들어올 때 플래시만 터뜨리지 않으면 촬영이 가능하다고 했었는데 자신감이 있었나 보다. 짧은 시간이지만 반 고흐의 자화상 시리즈를 이렇게 모아서 볼 수 있는 곳이 또 어디 있을까.

 

영상을 한 번 다 보는 데 30분 정도 걸렸던 것 같다. 다른 자리에도 앉아서 다른 시선으로 한 번 더 보고 싶었지만, 시간이 부족한 관계로 전시회장을 나왔다. TCF 센터를 나오려다 예쁜 뷰가 보여 가까이 가서 보니, 강 건너편이 캐나다여서 캐나다 국기가 펄럭이고 있었다. 

 

나가서 좀 더 이 날씨와 느낌을 즐기고 싶었지만, 저녁의 디트로이트는 조금 무서워서 바로 집으로 출발했다. 

코로나19 펜데믹 상황 이후로는 사람이 많은 곳은 잘 가지 않는데, 오랜만에 나들이를 한 기분이다. 예약제라 사람들도 많지 않고, 마스크도 필수라 편하게 볼 수 있었다. 마스크를 껴야 안심할 수 있는 시대라니. 10년 뒤에는 그땐 그랬지라고 할 수 있길 바란다.